신비로운 초전도의 세계: 소개하는 말, 책머리에, 감사의 글

Sungik

소개하는 말

1987년, 과학자들은 '고온초전도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너무도 놀라서 흥분을감출 수없었다. 왜냐하면, 이 물질은 그 때까지 알려진 초전도체보다 무려 4배나 더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그 때까지 응용이 불가능하리라 생각되었던 많은 것들, 즉 저항없는 초전도 전선, 땅위를 날라 다니는 자기부상 열차 등이 가능해 진 것이다. 이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언론이 집중적으로 주목한 이후로, 초전도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일반인조차 초전도라는 단어를 자주 쓰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초전도의 권위자 미국 시라큐스 대학의 Vidali교수가, 초전도가 80여년 전에 어떻게 발견 되었으며, 이 초전도를 이해하게 되는 데 왜 50년이란 세월이 걸렸는지에 대한 역사적 전개와, 초전도에 관한 물리적 설명을 너무도 쉽게 잘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최근 고온초전도 물질의 역사적 발견 과정을 생생하게 나열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물리학의 축제'라고 알려진 1987년 미국 뉴욕에서의 고온초전도체 발견 보고회에서 야기된 흥분 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이 새로운 물질의 응용가능성을 해박한 지식 으로 폭넓게 예견하고 있다. 이 책은 물리학에 대해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나 초전도에 관심이 있는 과학자들에게 까 지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고온초전도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매 우 유익할 것이다.

책머리에 -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

초전도가 차세대의 기술혁명이 될 것인가? 초전도가 트랜지스터나 집적회로(IC)에 견줄만큼 우리 생활에 가시적인 영향을 줄것인가? 우리가 과학과 기술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순간을 목격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지금의 흥분과 긴장이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서서히 사라지고 말 것인가? 아무튼, 초전도가 무엇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이에 대한 대답은 과학자 특히 초전도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가장 잘 답변을 할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 들은 (단순한 대답을 하기보다는) 과학적 예견을 즐겨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전도 기술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주는 영향에 대한 견해를 모두 열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늘날 과학자들의 생각은 불과 수년전에 발표되었던 견해 들과 아주 대조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사실, 우리는 고온초전도의 근본원리를 다 알지는 못한다. 아직 그 기본 원리도 잘 알지 못하는 고온초전도의 기술적 응용 가능성을 모두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종류의 토론에서 간과하기 쉬운 점은, 과학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해서 상업성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하나의 발명품이, 이미 존재하는 것에 비해 기술적으로 낫다 하더라도, 과학, 기술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여러 이유 때문에 경제성 있게 생산, 판매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높은 생산단가나 환경에 미치는 좋지 않은 영향 때문에, 생산품이나 심지어는 그 제품과 관련된 기술까지도 사장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의 본보기가 미국의 태양에너지 혹은 핵에너지 산업이 아닌가 생각한다.

독자들의 과학적 소양 기르기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열거하는 대신, 독자들 편에서 생각해 보자. 독자들에게 충분한 지식을 전달한 후, 독자들 스스로 판단해 보도록 기다려 보자. 여러분 들은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책에서 말하지 않은 것까지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초전도 분야의 새로운 사건 들이 터질 때마다 여러분은 그 장래를 내다 볼 수 있을 것이고, 위대한 발견이 미칠지 모르는 영향에 대해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오래되어 쓸모 없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여러분의 지식은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빙빙돌려 이야기 하는 것을 줄이고, 어려운 전문 용어나 애매모호한 설명을 거의 없앴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데는 약간의 과학 기초 지식, 그리고 무엇 보다도, 강한 지적 호기심만 있으면 충분하다. 여러분이 이 책의 끝부분을 읽을 쯤에는 새로운 과학의 세계를 열어줄 초전도의 깊고 신비한 세계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여러분이 초전도의 물리적 현상과 응용에 대해 간단히 이해하고, 미래 예측 까지 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 책을 썼다. 이 책에서는 지금까지 제시되었거나 앞으로 곧 발표 될 '깜짝 놀랄 만한' 묘안들을 열거하려고 하지 않았다. 또한, 흥미위주의 일화들을 줄줄이 열거 하려고 하지 않았다. 최근의 발견에 대한 언론들의 설명을 그대로 반복하려 하지도 않았다. 대신, 과학적 발견 들이 어떻게 서로 관련되었는지, 혹은 한 가지 발견에서 또 다른 발견으로 어떻게 도약하였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었다. 이 책에서는 약 80여년전 전류가 저항없이 흐르는 현상을 처음 발견한 사실부터 다루기 시작해서, 새로이 발견된 고온초전도 물질에서의 최근 진척사항까지 심도있게 다루었다.

당연히, 아주 옛날의 사례들을 다루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왜냐하면, 그 당시 해결되지 않았던 현상들을 지금은 완전하게 이해했기에 옳고 틀린 생각의 흐름을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사례들, 특히 1986년 이후 고온초전도체 발견으로부터 파생된 사건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 좀더 효과적일 것인지를 아직 알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 수년간에 걸쳐서 몇가지 경향성이 나타나기는 하였지만...

과학자들과 초전도

정말 운 좋게, 우리는 고온초전도체의 발견을 직접 목격하였고, 경이로운 눈으로 더 높은 초전도 전이온도로의 경주를 맨 앞자리에 앉아서 구경하였다. 실험실에서의 흥분은 이보다 더 실감난다. 과학자들이 흥분하는 것에 대해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최근에 과학적 사건들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 후 이지만, 과학계에서는 이러한 흥분이 종종 있었던 일이다. 즉, 중대한 발견이 이루어 지거나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게 되면 자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복잡한 맞추기 놀이나 수수께끼를 풀려고 오랫동안 애를 쓰다가 결국 풀어낸 사람의 흥분과 견줄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놓아야 하는지 몰랐던 조각들이 갑자기 제 자리를 찾아서 들어 앉는 것이다. 어려운 수수께끼가 드디어 풀리고, 성취감이 압도할 때, 우리는 이런 흥분을 느끼는 것이다. 기쁨은 각 조각 하나하나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만이 아니라, 바로 직전까지도 꼭꼭 숨어 있었던 전체 모양을 한눈으로 알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크게 느껴진다.

많은 과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자연이 참으로 기막히게 영리하다'는 것을 발견할 때, 우리는 큰 기쁨과 도취감을 맛보게 된다. 이 책이 추구하는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과학계의 흥분감을 붙잡아서 일반 독자들이 참여자로서 직접 이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수동적으로 여러 사실들을 바라보게 하기보다는, 여러분들에게 중요한 발견들이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그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시키고자 한다.

감사의 글

이 책은 초록을 읽고, 비판하고, 편집하느라 수도 없이 밤을 지샌 나의 아내, 캐롤(Carol)의 도움없이는 완성될 수 없었다. 나는 항상 격려를 주신 캠브리지대학 출판사의 편집자 사이몬 카펠린(Simon Capelin)박사에게 감사드린다. 이 책은 내가 프린스턴 대학에서 연구년을 보낼 때 완성되었다. 그 대학의 화학과의 호의에 감사드린다.

1992년 시라큐스에서 지.비달리(G. Vidali)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