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초전도 발견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물리현상과 무한한 산업적 응용성으로 인해 고온초전도체의 연구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본인은 1987년 1월부터 그 당시까지 진행하던 모든 연구를 던져놓고 이 연구에 뛰어들기 시작하였다. 이 당시 본인과 갓 박사학위를 받았던 노태원 박사(현 서울대학교 물리학 교수)가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이 연구에 참여,Bednorz와 Muller의 연구결과를 확인한 후 극적외선 장치를 이용하여 초전도 간격을 측정하는 연구에 돌입하였다. 또한 YBCO의 발견 소식이 New York Time에 발표되던 같은 주 주말, 노태원 박사와 함께 YBCO 제작에 성공하여 이 물질의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다. 1987년 3월 18일 뉴욕에서 개최된 미국물리학회 총회에서는 계획에도 없었던 고온초전도 특별 발표장을 마련하였으며 이 고온초전도 연구를 듣기 위하여 10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회의장에 3000여명이 몰려드는 대혼란이 있었다. 이 사건을 주목했던 Time, Newsweek등의 주관지들도 고온초전도의 발견을 제2의 전기의 발견, 제3의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며 특집을 내게 되었다. 이 당시 내가 속해 있던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는 본인이 제조한 초전도체를 이용하여 측정한 초전도 자기적 성질 측정에 관한 발표를 하게 되었고 현 초전도 분야중 이 쪽을 일생의 연구주제로 삼게 되었다.

고온초전도 발견 10주년과 최근의 초전도 쟁점

고온초전도체의 최근연구는 원인규명, 성질, 응용(mechanism, property and application)의 세 분야로 나뉘어 발전하고 있다. 먼저, 고온초전도 현상이 왜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지만 근접 페르미 액체이론(marginal Fermi liquid theory), 스핀-가방(Spin-bag), 전자가 결합요동현상(Valance bend fluctuation)등의 이론들이 계속 발전, 수정, 변형이 되면서 그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이론들 가운데 앤더슨의 이론은 스핀과 전하의 분리에 근거를 둔 학설로서, 1차원 뿐만 아니라 2차원 이상에서도 이것이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논의가 있고, 파인즈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반자성 요동현상에 관한 이론은 현상론에서 출발하였기에 미세적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라고는 할 수가 없다. 단, 비슷한 원리에서 출발한 스카라피노의 이론은, 실험적으로 관측되었다고 보고되는 D-wave의 대칭성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이론으로 고온초전도 현상이 설명될지는 아직 의문이다. 재래식 초전도현상은 1911년에 발견된 이래 46년이 지난 1957년에 바딘, 쿠퍼, 슈리퍼에 의해 처음으로 이해되었지만, 고온초전도체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몇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 만약 이 현상을 고온초전도 발견 이후 46년이 지난 2032년까지 푼다면 후세의 과학자들이 우리 전세의 과학자들보다 더 나았다는 증명이 될 것이다. 그러나 고온초전도체 내부의 세계는 너무도 아름답고 신비하여, 그 비밀의 열쇠를 우리 과학자들에게 계속 비춰만 줄뿐 완전히 넘겨주지 않고 있다.

고온초전도체의 출현은 기초과학분야에서 산업적 응용분야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 응용분야는 우주 공간에서 가장 먼저 시작될 것으로 기대되는 바, 통신분야의 elecrtonics등은 위성간의 장거리 통신망의 구축과 함께 그 응용이 본격화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1997년도 HISSE II과제로 마이크로파 소자들을 이용한 subsystem의 우주 공간에서의 실험이 완성될 경우 이 분야는 고온초전도체에서 가장 먼저 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포항공대 초전도 연구는 어디까지 와 있는가.

우리 대학의 초전도연구팀은 물리학과를 중심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현재 본인을 비롯하여, 시험분야에는 이후종, 박수용, 이론분야에는 유창모, 석성호 교수가 초전도체 합성에서부터, 기본원리및 응용연구까지 골고루 수행하고 있다.

초전도 연구팀은 1988년이래 이트륨계, 비스무스계 고온초전도체의 단결정 다결정 박막 등의 합성기술을 축적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초전도체의 전류수송 특성과 자기적 성질에 관한 연구를 통하여 초전도체의 메카니즘을 파악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응용연구적인 측면에서 4격 나이오비움 초전도 양자간섭소자(SQUID)의 개발에 성공하여 국내 초전도 연구에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하였으며, 적외선 감지기의 개발 또한 진행되었다. 그리고,초전도체의 응용에 기본이 되는 잡음 특성의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130K 이상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수은계 초전도체의 개발에 성공하여 그 연구에 활기를 띄고 있다. 이 수은계 초전도체는 지금까지 개발된 고온초전도체 중에서 임계온도가 가장 높으나 그 제조과정이 어렵고 복잡하여 국내에서는 본 연구팀과 표준과학연구원팀만이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본 대학에서 보유하고 있는 시료는 본 연구팀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방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 특성이 매우 뛰어나 시료의 질이 세계 제일이라 할 수 있다. 이 제조비법을 이용하면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임계온도가 높은 수은계 1223 단일상을 제조할 수 있다.

현재 본 연구팀의 수은계 초전도체는 고온, 고압에서 제조하였기에 미국의 Chu나 프랑스에서 개발한 방법의 수은계 초전도체 보다 그 질이 매우 월등하며 이 시료에 대한 연구결과는 세계의 유명학술지에 속속들이 발표가 ㅤ되어, 수은계 초전도체에 관한한 한국의 연구업적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 연구결과들은 신금속국제학회(International Conference of Synthetic Metal : ICSM '94)에서 30분간 간이초청강연을 한국대표로 발표하였을 뿐아니라 1995년 Moscow에서 열린 International Conference MSU-HTSC IV에서 초청강연을 하였다. 그동안 이 신비의 물질을 강한 자기장 속에서 측정한 결과 매우 재미있고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한 여러 초전도 현상을 발견하였다. 그 중 하나인 새로운 요동현상은 재래식 초전도체에서는 잘 관측되지 않았던 것이므로 고온초전도체의 특성이라 한다. 이 물질은 현재 국내의 여러 기관에 보내져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세계에서 처음 제조된 서울대학 최진호 교수의 HgI2가 삽입된 Bi2Sr2CaCu2Ox를 이용, 이 초전도체가 2차원적 성질이 강하면서도 전이온도의 감소가 상대적으로 적음을 밝혀, 고온초전도의 기본원인의 하나라 주장되고 있는 앤더슨(Anderson)이론을 정식으로 반박한 논문을 1996년도 미국물리학회에 발표하는 등 그 성과가 매우 놀라웁다. 또한 최근에는 물리학 최고의 권위지인 Physical Review Letters에 본 연구팀의 논문이 두편이 실리는 경사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석성호 교수를 팀장으로 하는 이론 연구팀 또한 그 연구 능력이 탁월하다. 본 이론연구팀은 그간 에니온 이론, 매우 강한 상호작용을 하는 입자들의 운동, 쪼개진 양자홀 효과(Fractional Quantum Hall Effect), 구속된 보존 - 페르미온 이론(Slave-boson Slave-Fermion)등의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일본의 동경대, 미국의 이리노이, 캘리포니아 주립대등과 치열한 연구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곳 연구실의 등은 밤새도록 꺼지지 않고 있다. 이렇듯 포항공대 초전도 연구본야는 물리학 분야중에서도 가장 앞서가고 있다.

또한 포항공대 초전도 연구팀은 전국규모의 초전도 연구network인 supercon을 개설하였다. 이 통신망에 들어오면 초전도에 관한 어떠한 토론도 할 수 있으며, 초전도 안내 침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을 이용하여 본 초전도팀의 www homepage에 들어오면, 전세계적으로 최근 발표된 주요 연구논문을 비롯하여, 국내의 연구자들의 세미나 활동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 전국 규모의 초전도 교실 및 초전도 정보망은 국내의 초전도 연구능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을 의심치 않는다.

고온초전도의 특성은 현대물리학의 새로운 개념등을 잘 활용하여야만 설명이 가능한 여러현상들로 이루어져 있고 새로운 물리학의 개념들을 도출하고 있다. 현재 고온초전도체를 연구하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물리학의 태동을 느끼고 있고 본인도 초전도 연구가 연구하면 할수록 아름다움 학문임을 실감하고 있다. 본인이 1994년도 서울의 신소재학회에서 만난 츄박사의 말을 꼭 들려주고 싶다.

"훌륭한 물리학자가 되려면 누구나 예외없이 일생에 한번은 초전도 연구를 하여야 한다." 이렇듯 초전도 물리학은 심오한 물리학의 학문 중에서도 심오한 학문이다. 만약 자연의 신비를 풀어나가는데 삶을 바치고 싶은 젊은이들이 있다면 꼭 권장하고픈 분야이다.

이성익 교수<물리학과>